1. 두 돌 떼쓰기, 화낼수록 더 심해지는 이유와 부모가 먼저 해야 할 일

두 돌 떼쓰기 상황에서 아이를 진정시키는 부모의 모습

두 돌 떼쓰기, 화낼수록 더 심해지는 이유와 부모가 먼저 해야 할 일

두 돌 전후가 되면 아이가 어느 날 갑자기 달라진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원하는 장난감을 사주지 않았다고 마트 바닥에 주저앉고, 집에 가자고 하면 몸을 뒤로 젖히며 울고, 아무리 달래도 “싫어”라는 말만 반복합니다.

집이라면 조금 기다려볼 여유라도 있지만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부모 마음부터 급해집니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지기 시작하면 “그만해”, “사람들이 다 쳐다보잖아”, “계속 그러면 엄마 그냥 간다” 같은 말이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두 돌 아이의 떼쓰기를 단순히 ‘말을 안 듣는 행동’으로만 보면 부모와 아이가 금방 힘겨루기에 들어갑니다. 아이는 부모를 이겨보려고 작전을 세우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느끼는 큰 감정을 아직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고 싶은 것은 점점 많아집니다. 자기 의사도 강해집니다. 그런데 그 마음을 말로 충분히 설명하고, 기다리고, 포기하고, 다시 진정하는 힘은 아직 자라는 중입니다.

그러니 아이가 떼쓰는 순간 부모에게 필요한 질문도 조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왜 말을 안 듣지?”보다 “지금 이 아이가 무엇 때문에 이렇게 크게 흔들리고 있지?”라고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떼쓸 때는 설명보다 순서가 먼저입니다

아이가 이미 울고 소리를 지르고 바닥에 주저앉았다면 그 순간 긴 설명은 잠시 미뤄도 됩니다. “집에 장난감 많잖아”, “아까 안 산다고 했잖아”라는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감정이 최고조에 오른 아이에게는 잘 들어가지 않습니다.

먼저 봐야 할 것은 안전입니다. 주차장이나 도로 주변처럼 위험한 곳이라면 아이가 울음을 그칠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것이 먼저이고, 다른 사람을 때리거나 물건을 던지려고 한다면 그 행동도 바로 막아야 합니다.

그다음에는 말을 짧게 하는 편이 좋습니다.

“때리면 안 돼."

“물건은 던지지 않아.”

이 정도면 충분할 때가 많습니다. 이미 흥분한 아이에게 부모의 말이 길어질수록 아이는 내용을 이해하기보다 더 많은 자극을 받게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조금 중요한 구분이 하나 있습니다. 아이의 감정을 받아주는 것과 아이의 요구를 모두 들어주는 것은 전혀 같은 일이 아닙니다.

“장난감이 정말 갖고 싶었구나.”

여기까지 말해준 뒤에도 부모는 이렇게 이어갈 수 있습니다.

“갖고 싶은 마음은 알아. 하지만 오늘은 사지 않아.”

아이 마음을 알아주는 것과 부모가 정한 기준을 유지하는 것은 동시에 가능합니다.

아이설명서가 생각하는 훈육도 이 두 가지 사이에 있습니다. 마음은 받아주되, 행동의 선까지 사라지게 하지는 않는 것입니다.


“하지 마” 다음에는 무엇을 할지 알려줘야 합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하지 마”라는 말을 하게 됩니다.

때리지 마. 던지지 마. 소리 지르지 마. 뛰지 마.

모두 필요한 말입니다. 그런데 아이 입장에서는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은 알게 되더라도 그럼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여전히 모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능하다면 대체 행동까지 같이 알려주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장난감 던지지 마”라고 했다면 “화났으면 여기 내려놓자”라고 알려줍니다.

“엄마 때리지 마”에서 끝내기보다 “화났으면 ‘화났어’라고 말해”라고 알려줄 수 있습니다.

“소리 지르지 마” 다음에는 “작은 목소리로 다시 말해봐”라고 해볼 수도 있습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잘못된 행동을 지적받는 것만이 아니라, 다음에는 어떤 행동을 사용하면 되는지를 배우는 경험입니다.

한 번 알려줬다고 바로 되지는 않습니다. 같은 상황에서 여러 번 반복해줘야 합니다.

그래서 훈육은 한 번의 멋진 말로 아이를 바꾸는 기술이라기보다, 아이가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하나씩 채워주는 과정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싫어”가 많아졌다고 버릇이 나빠진 것은 아닙니다

두 돌이 지나면 부모가 정말 자주 듣게 되는 단어가 있습니다.

“싫어.”

옷을 입자고 해도 싫고, 밥을 먹자고 해도 싫고, 씻자고 해도 싫습니다. 하루 종일 거절당하다 보면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가 일부러 반대로 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시기에는 아이가 자기 의사를 강하게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나는 엄마와 다른 사람이고, 나도 내가 원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행동과 말로 표현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아이에게 모든 결정권을 줄 수는 없습니다. 안전이나 생활습관처럼 부모가 결정해야 하는 일도 분명히 있습니다.

대신 부모가 결정해야 할 것과 아이가 선택해도 되는 것을 나눠볼 수 있습니다.

“옷 입어.”

대신

“파란 옷 입을래, 노란 옷 입을래?” 라고 묻는 식입니다.

옷을 입는 것은 부모가 정합니다. 어떤 옷을 입을지는 아이가 고를 수 있습니다.

이런 작은 선택권이 모든 떼쓰기를 없애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모든 상황에서 통제권을 빼앗긴다고 느끼지 않게 해주는 데에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일관적이면 아이도 조금씩 예측합니다

아이의 떼쓰기가 힘들어지면 부모 반응도 매번 달라지기 쉽습니다.

오늘은 너무 피곤해서 그냥 사주고, 다음 날에는 절대 안 된다고 하고, 또 다른 날에는 사람들이 쳐다보니까 요구를 들어주기도 합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그날그날 상황이 다르니 당연합니다. 하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기준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아이가 울면 결국 원하는 것을 얻는 일이 반복된다면 아이는 울음을 ‘나쁜 행동’이라고 생각하기보다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로 배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상황에서 완벽하게 똑같이 대응할 필요는 없지만, 큰 원칙 몇 가지는 가능한 한 유지하는 편이 좋습니다.

때리는 것은 안 된다.

위험한 행동은 막는다.

안 된다고 한 것을 떼쓴다고 바로 바꾸지는 않는다.

감정은 표현해도 된다.

이 정도의 큰 테두리가 반복되면 아이도 조금씩 부모의 반응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엄마는 내가 화났다고 나를 버리지는 않지만, 안 된다고 한 것이 울면 갑자기 되는 것은 아니구나.”

저는 아이에게 이런 예측 가능성이 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도 완벽하게 침착할 필요는 없습니다

육아 정보를 읽다 보면 좋은 부모는 언제나 차분하게 말해야 할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쉽지 않습니다.

아침부터 계속되는 아이의 요구에 지칠 수도 있고, 하필 부모가 가장 힘든 날 아이의 떼쓰기가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어느 순간 목소리가 커지는 날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좋은 부모를 한 번도 화내지 않는 부모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화를 냈더라도 다시 돌아와 이야기할 수 있는 부모가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아까 엄마가 너무 크게 말했어. 그건 미안해.”

그리고 이어서 말하면 됩니다.

“그래도 물건을 던지는 건 안 되는 거야.”

부모도 화날 수 있고, 다시 진정할 수 있고, 잘못한 부분은 사과할 수 있다는 것을 아이가 보는 것도 하나의 배움입니다.

아이에게 감정을 잘 표현하라고 가르치면서 부모만 감정이 없는 사람처럼 살 필요는 없습니다.

목표는 떼쓰기를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닙니다.


두 돌 떼쓰기는 하루아침에 없어지지 않습니다.

오늘은 화가 나도 물건을 던지지 않는 경험을 만들고, 다음에는 소리를 지르는 대신 말로 표현해보고, 그다음에는 원하는 것을 바로 얻지 못해도 아주 잠깐 기다려보는 것입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변화가 너무 작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에게는 이런 작은 경험 하나하나가 감정을 다루는 연습입니다.

그래서 저는 두 돌 훈육의 목표를 “떼쓰지 않는 아이 만들기”로 잡지 않았으면 합니다.

화가 나는 것은 막을 수 없습니다.

속상한 마음도 없어지지 않습니다.

대신 화가 났을 때 사람을 때리지 않는 방법,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을 때 다시 진정하는 방법, 마음을 말로 표현하는 방법을 하나씩 알려줄 수 있습니다.

마트 바닥에 아이가 누워 울고 있으면 주변 사람의 시선이 신경 쓰이지 않을 부모는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 순간 빨리 아이를 조용하게 만들어야 할 것 같은 압박도 생깁니다.

하지만 그 몇 분 동안 다른 사람에게 내 육아 실력을 증명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아이는 자기 마음을 다루는 방법을 배우는 중일 수 있습니다.

부모가 해야 할 일은 그 감정을 대신 없애주는 것도 아니고, 아이와 힘겨루기에서 반드시 이기는 것도 아닙니다.

어디까지 기다려줄 것인지, 어떤 행동은 막아야 하는지, 어떻게 다시 표현하도록 도울 것인지를 옆에서 반복해서 보여주는 것입니다.

아이설명서는 아이의 행동을 빨리 고치는 방법보다 먼저 그 행동 뒤에 무엇이 있는지를 이해하려고 합니다.


두 돌 떼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이렇게 말을 안 듣지?”에서 시작하면 아이와 싸우게 되기 쉽지만, “이 아이가 아직 무엇을 배우지 못했을까?”라고 생각하면 부모가 해야 할 일이 조금 더 보입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떼를 한 번도 쓰지 않는 완벽함이 아니라, 화가 났을 때 그 감정을 안전하게 지나가는 방법을 조금씩 배우는 경험일지도 모릅니다.

그 경험을 매일 한 번씩 더 만들어주는 것.

저는 그것이면 두 돌 아이의 훈육은 충분히 제대로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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