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분 못 앉아있는 아이 학교 가면 괜찮아질까?

오래 앉아 있지 못하는 아이 때문에 고민하는 부모

식탁에 앉히면 5분도 안 돼 내려옵니다. 책상 앞에서는 다리를 흔들고, 의자를 빙글빙글 돌리고, 정신 차려 보면 바닥에 누워 있습니다. 그런데 좋아하는 만화 앞에서는 한 시간도 꼼짝하지 않고, 블록을 만들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집중을 못 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왜 앉아 있어야 할 때만 못 앉아 있을까. 그러다 입학이 다가오면 걱정이 한 문장으로 모입니다. "학교에서 40분을 어떻게 앉아 있지?"

저는 이 걱정을 이미 한 번 해봤습니다. 지금 초등학교 5학년인 첫째 아들이 입학을 앞두고 있을 때였습니다. 그때 제가 했던 걱정과 실수, 그리고 입학 후에 알게 된 것들을 네 살 둘째가 입학할 날을 생각하며 정리해 봤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앉아 있는 힘은 생각보다 '마음'보다 '몸'에서 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첫째 입학 전, 제가 했던 실수

첫째가 일곱 살이던 해 가을, 저는 조급해졌습니다. 주변에서 "입학 전에 앉아 있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들었거든요. 그래서 매일 저녁 학습지를 펴놓고 아들을 책상 앞에 앉혔습니다. 목표는 30분이었습니다.

결과는 매일 같았습니다. 10분이 지나면 아들은 몸을 비틀기 시작했고, 저는 "똑바로 앉아", "또 일어났어?"를 반복했고, 결국 둘 다 기분이 상한 채로 끝났습니다. 몇 주가 지나자 아들은 학습지를 꺼내는 제 모습만 봐도 표정이 어두워졌습니다. 앉아 있는 연습을 시킨다는 게, 사실은 책상을 싫어하는 연습을 시키고 있었던 겁니다.

그 시절 아들은 원하는 걸 대부분 들어주며 키운 아이였기에, 저는 "하기 싫은 걸 못 견디는 게 버릇 때문인가" 하고 스스로를 탓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입학하고 나서야 제가 걱정의 방향을 조금 잘못 잡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학교 수업, 실제로는 이렇게 흘러갑니다

초등학교 수업 한 시간은 40분이 맞습니다. 하지만 부모가 상상하는 '40분 동안 꼼짝없이 앉아 있기'와 실제 저학년 교실은 꽤 다릅니다. 첫째가 1학년일 때 공개수업과 상담에서 본 교실은 이런 모습이었습니다.

  • 한 시간이 여러 조각으로 나뉩니다. 선생님 설명을 듣고, 활동지를 하고, 짝과 이야기하고, 앞에 나와 발표하고, 노래나 율동을 하기도 합니다.
  • 수업 사이에는 쉬는 시간이 있습니다. 화장실에 다녀오고, 물을 마시고, 친구와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 3월에는 적응 기간이 있습니다. 입학 초기에는 학교생활에 익숙해지는 활동 위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처음부터 긴 수업을 버텨야 하는 구조는 아닙니다.

그러니까 한 자세로 완전히 붙어 있어야 하는 시간은 생각보다 짧습니다. 첫째의 1학년 담임 선생님이 상담 때 해주신 말씀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오래 앉아 있는 것보다, 재미없어도 시킨 걸 끝까지 해보려는 모습이 더 중요해요."

이 말이 제 걱정의 방향을 바꿔줬습니다. 학교에서 정말 자주 필요한 건 40분 버티기가 아니라, 하기 싫은 일을 짧게라도 해내는 경험이었습니다.

앉아 있는 힘은 몸에서 옵니다

이 부분을 많은 부모님이 놓치십니다. 저도 그랬고요.

의자에 바르게 앉아 있으려면 등과 배 근육이 몸을 계속 붙들어줘야 합니다. 어른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일이지만, 몸통 힘이 아직 약한 아이에게는 꽤 힘든 일입니다. 그래서 오래 앉아 있으면 몸이 먼저 지칩니다.

그러면 아이는 자세를 자꾸 바꾸고, 책상에 엎드리고, 의자에 매달리고, 다리를 흔듭니다. 부모 눈에는 산만해 보이지만, 사실은 몸이 조금이라도 편한 자세를 찾는 중일 수 있습니다.

돌아보면 첫째가 그랬습니다. 1학년 여름쯤 태권도를 시작하고 주말마다 놀이터에서 실컷 매달리고 뛰어놀기 시작하면서, 신기하게도 담임 선생님께 "요즘 수업 자세가 많이 좋아졌어요"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앉아 있는 연습을 더 시킨 것도 아닌데 말이죠. 앉는 시간을 늘리려면, 역설적으로 몸을 쓰는 시간을 늘려야 했던 겁니다.

몸통 힘을 키우는 생활 속 놀이

놀이집이나 놀이터에서 하는 법
매달리기놀이터 철봉이나 구름사다리에 10초씩 매달리기, 조금씩 늘려가기
기어가기이불 터널 통과하기, 곰처럼 네 발로 걷기 경주
무거운 것 옮기기장바구니 함께 들기, 책 몇 권 옮기기 심부름
균형 잡기바닥의 테이프 선 따라 걷기, 한 발로 서서 숫자 세기
밀고 당기기벽 밀기 놀이, 수건 줄다리기
탈것자전거, 킥보드, 그네 스스로 타기

책상과 의자도 한 번 점검해 보세요

의외로 놓치기 쉬운 부분입니다. 발이 바닥에 닿지 않는 의자에 앉아 있으면 어른도 오래 못 버팁니다. 첫째 책상을 처음 샀을 때 저는 '오래 쓰려고' 큰 사이즈를 골랐는데, 아이 발이 허공에 떠 있었다는 걸 한참 뒤에야 알았습니다.

  • 의자에 앉았을 때 발바닥 전체가 바닥에 닿는지 (닿지 않으면 발판이나 상자를 놓아주세요)
  • 무릎이 대략 직각에 가깝게 굽혀지는지
  • 책상 높이가 팔꿈치를 올렸을 때 어깨가 들리지 않는 정도인지
  • 의자 깊이가 너무 깊어 등받이에 등이 닿지 않는 것은 아닌지

좋아하는 건 한 시간, 다른 건 5분인 이유

이 차이를 보면 "하기 싫어서 그런 것"이라고 결론 내리기 쉽습니다. 절반은 맞습니다. 다만 이 나이 아이에게 재미없는 일을 스스로 계속하는 힘은 아직 자라는 중입니다.

어른은 지금 하기 싫어도 나중에 도움이 될 것 같으면 해냅니다. 이건 꽤 높은 수준의 능력이고, 여섯일곱 살 아이에게는 아직 충분히 자라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지루한 일을 짧게, 여러 번 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5분에서 시작하는 단계별 연습

단계방법다음 단계 신호
1단계좋아하는 활동(그리기, 퍼즐)으로 5분 앉기타이머가 울릴 때까지 즐겁게 앉아 있음
2단계조금 덜 재미있는 활동(따라 쓰기, 색칠)으로 5분투덜거려도 끝까지 해냄
3단계5분 + 물 마시기 + 5분쉬고 나서 스스로 다시 앉음
4단계10분 연속, 중간에 한 번 기지개자세가 흐트러져도 활동은 이어감
5단계10~15분, 활동 두 가지를 이어서입학 전이라면 이 정도로 충분합니다

중간에 일어나서 물을 마시고 오는 건 실패가 아닙니다. 다시 앉는 것, 그게 바로 연습입니다.

입학 전, 집에서 해볼 수 있는 5가지

거창한 훈련은 필요 없습니다. 첫째 때의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 둘째에게 조금씩 해보고 있는 방법들입니다.

1. 끝나는 지점을 눈에 보이게 정합니다.
"이거 다 하면 끝"이 아니라 "이 줄까지 하면 끝"처럼 끝을 보여줍니다. 끝이 보이면 견디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어른도 끝을 모르는 회의가 가장 힘들잖아요.

2. 타이머나 모래시계를 씁니다.
시간이 눈에 보이면 아이가 스스로 조절하기 시작합니다. 부모가 "조금만 더"를 반복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네 살 딸아이는 모래시계를 뒤집는 것 자체를 좋아해서, 모래가 다 떨어질 때까지 앉아 있는 걸 게임처럼 받아들입니다.

3. 식사 시간을 자연스러운 연습 시간으로 씁니다.
밥 먹는 동안 앉아 있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연습입니다. 다만 너무 길어지면 역효과이니 20분 안팎에서 마무리하는 게 좋습니다. 식사 중에는 영상을 틀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4. 손을 쓰는 활동을 늘립니다.
그리기, 만들기, 가위질, 퍼즐, 점토처럼 손이 바쁜 활동은 앉아 있는 시간을 자연스럽게 늘려줍니다. 가위질과 연필 잡기는 학교에서도 바로 쓰이는 기술이라 일석이조입니다.

5. 책은 몸을 붙이고 읽습니다.
무릎에 앉히거나 옆에 딱 붙어 앉아 읽으면 아이가 훨씬 오래 버팁니다. 입학 전까지, 아니 입학 후에도 계속 써도 되는 방법입니다. 첫째도 1학년 내내 잠자리 책은 제 옆에 붙어서 읽었습니다.

앉히려다 오히려 나빠지는 경우

제가 첫째 때 가장 후회하는 부분입니다. 앉아 있는 걸 매일 지적받으면, 아이는 앉는 일 자체를 싫어하게 됩니다. "똑바로 앉아", "또 일어났네", "왜 이렇게 못 앉아 있어"가 하루에 여러 번 반복되면, 책상 앞은 혼나는 자리가 됩니다. 그리고 그 기억은 학교 책상까지 따라갑니다.

그래서 저는 이 시기에 앉는 시간을 늘리는 것보다, 앉는 경험을 나쁘게 만들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말하기보다이렇게 말해보세요
또 일어났어?방금 5분 동안 앉아서 끝까지 했네!
똑바로 좀 앉아발 바닥에 붙이고 다시 해볼까?
왜 이렇게 못 앉아 있어몸이 근질근질하구나. 기지개 한 번 켜고 오자

입학하고 나서 알게 된 것

첫째가 1학년이 되고 가장 걱정했던 건 수업 시간이었지만, 실제로 더 힘들어한 건 따로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하루를 버티고 집에 오면 기운이 빠져서, 오히려 집에서 짜증이 늘었던 겁니다. 

또 하나, 담임 선생님과 일찍 이야기를 나눈 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 3월 상담 때 "몸을 많이 움직여야 집중하는 편이에요"라고 미리 말씀드렸더니, 선생님께서 심부름이나 칠판 정리 같은 역할을 종종 맡겨주셨다고 합니다. 아이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부모이니, 그 정보를 먼저 건네는 것도 부모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럴 때는 한 번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고 몸이 자라면서 나아집니다. 다만 아래 모습이 함께 나타난다면 유치원 선생님이나 소아청소년과, 발달 전문가와 한 번 상의해 보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 좋아하는 활동을 할 때도 오래 이어가기 어려울 때
  • 집뿐 아니라 유치원에서도 같은 이야기가 계속 나올 때
  • 지시를 여러 번 반복해도 잘 전달되지 않을 때
  • 또래에 비해 몸을 조절하거나 균형을 잡는 것이 눈에 띄게 어려울 때
  • 충동적인 행동으로 다치는 일이 잦을 때

이건 꼭 진단을 받으라는 뜻이 아닙니다. 지금 아이가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알아두면, 입학 후 도움이 필요할 때 훨씬 수월하게 요청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학습지를 앉혀놓고 시키면 연습이 될까요?
아이가 싫어한다면 앉아 있는 연습이 아니라 앉기 싫어하는 연습이 됩니다. 제가 첫째 때 직접 겪은 일입니다. 좋아하는 활동으로 앉아 있는 시간을 먼저 늘리고, 학습지는 짧게 나중에 붙이는 편이 낫습니다.

Q. 입학하면 저절로 나아지나요?
또래가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며 나아지는 부분은 분명히 있습니다. 첫째도 그랬습니다. 다만 몸의 힘이 부족한 경우라면 시간만으로는 잘 해결되지 않으니, 몸 쓰는 시간을 함께 늘려주세요.

Q. 의자에서 자꾸 다리를 흔드는데 못 하게 해야 하나요?
다리를 흔드는 것이 오히려 앉아 있는 데 도움이 되는 아이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굳이 막지 않아도 됩니다. 발이 바닥에 닿지 않아서 흔드는 건 아닌지도 확인해 보세요.

Q. 남자아이라서 더 그런 걸까요?
성별보다 개인차가 훨씬 큽니다. 저희 집만 봐도 아들과 딸의 차이보다, 같은 아이의 '몸을 많이 쓴 날'과 '안 쓴 날'의 차이가 더 컸습니다. 아이가 하루에 몸을 얼마나 쓰고 있는지를 보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마치며: 못 앉는 아이는 '안 하는' 게 아니라 '아직 자라는 중'입니다

첫째 입학 전, 저는 매일 저녁 책상 앞에서 아이와 씨름했습니다. 지금 5학년이 된 아들은 한 시간씩 책을 읽기도 합니다. 그 변화를 만든 건 제 잔소리가 아니라, 몸이 자라고 뛰어놀고 학교에서 조금씩 버텨본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설명서는 아이의 행동을 빨리 고치는 방법보다, 그 행동이 어디서 오는지를 먼저 보려고 합니다. 못 앉아 있는 아이는 집중할 마음이 없는 게 아니라, 몸이 아직 그 자세를 오래 유지하지 못하거나, 재미없는 시간을 견디는 연습이 덜 된 경우가 많습니다.

둘 다 시간이 필요한 일이고, 둘 다 지금부터 조금씩 늘려갈 수 있는 일입니다. 오늘은 책상 대신 놀이터에서 10초 매달리기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요.

입학을 앞둔 아이와 어떤 준비를 하고 계신지, 먼저 겪어보신 분들의 팁도 댓글로 나눠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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