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 입학 준비물, 문구점에서 두 시간 헤매기 전에

책가방과 필통, 실내화 주머니를 거실 바닥에 펼쳐놓고 확인하는 부모와 아이

첫째 입학을 앞둔 겨울, 저는 문구점에서 두 시간을 보냈습니다. 목록을 들고 갔는데도 뭘 사야 할지 몰라서요. 결국 눈에 띄는 걸 다 샀고, 그중 절반은 1학기가 끝나도록 쓰지 않았습니다.

지금 그 아이는 열한 살이 됐고, 네 살 딸아이의 입학도 몇 년 뒤면 옵니다. 그때 제가 샀던 것 중에 정말 필요했던 것과 돈만 쓴 것을 구분할 수 있게 됐어요. 오늘은 초등 입학 준비물을 품목별로, 고르는 기준과 함께 정리해 보겠습니다.

먼저 하나 짚고 가면, 학용품은 학교에서 알림장이나 입학 설명회로 안내가 옵니다. 미리 다 사두면 겹치거나 못 쓰는 게 생깁니다. 저도 그래서 손해를 봤습니다. 아래는 대부분의 학교에서 공통으로 쓰는 것들이고, 세부 품목은 입학 후 안내를 확인하세요.

책가방 고르는 기준

가장 먼저 사게 되는 물건이고, 가장 많이 실수하는 물건이기도 합니다. 저는 첫째에게 "오래 쓰라고" 큰 가방을 샀습니다. 1학년 아이 등에 가방이 엉덩이까지 내려왔고, 아들은 몇 번 메고 다니다 질질 끌었습니다.

  • 가방 자체 무게를 먼저 보세요. 비어 있는 상태에서 들어보고, 가벼운 쪽을 고르는 게 낫습니다.
  • 크기는 아이 등에 맞춰 고릅니다. 가방 아래가 허리선 아래로 많이 내려오면 큽니다. A4 파일이 들어가면 1학년에게는 충분합니다.
  • 가슴 벨트와 허리 벨트가 있으면 무게가 분산됩니다. 어깨끈 두께도 확인하세요.
  • 혼자 열고 닫을 수 있는지 매장에서 아이가 직접 해보게 하세요. 지퍼가 뻑뻑하면 사물함 앞에서 매번 헤맵니다.
  • 반사 소재가 있으면 겨울 하교 때 도움이 됩니다.

학용품, 1학년에게 맞는 것

품목고를 때 기준
연필진한 심(2B 정도)으로 여러 자루. 집에서 미리 깎아 보냅니다
필통떨어뜨려도 소리가 덜 나는 천 필통. 장식이 많은 건 수업 중 장난감이 됩니다
지우개잘 지워지는 기본형. 향이나 모양이 있는 건 쪼개서 놀게 됩니다
색연필·사인펜12색이면 충분. 색이 많을수록 고르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가위·풀안전가위, 딱풀. 아이 손 크기에 맞는지 확인하세요
물통아이가 혼자 열 수 있는지가 핵심. 새지 않는지도 집에서 확인
실내화·주머니혼자 신고 벗기 쉬운 것. 끈보다 밴드형
이름표·네임스티커모든 물건에 이름. 연필 한 자루까지 붙이는 게 좋습니다

물통 이야기를 조금 더 하고 싶습니다. 첫째 입학 첫 주에 아이가 물을 거의 안 마시고 왔습니다. 이유를 물으니 뚜껑이 안 열린다고 했어요. 집에서는 제가 열어줬으니 몰랐던 겁니다. 그 뒤로 물건을 살 때는 꼭 아이가 직접 열고 닫게 해봅니다. 가방, 물통, 필통, 신발까지요.

아이 방 책상과 의자,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

입학 선물로 책상을 들이는 집이 많습니다. 저도 그랬는데, 지금 돌아보면 두 가지를 잘못했습니다.

하나는 높이입니다. 오래 쓰려고 성인용에 가까운 크기를 샀더니 아들 발이 허공에 떠 있었습니다. 발이 바닥에 닿지 않으면 몸이 흔들리고, 흔들리면 오래 앉아 있기 어렵습니다. 1학년에게는 특히 그렇습니다.

다른 하나는 위치입니다. 방에 책상을 넣어줬는데, 정작 아들은 거실 식탁에서 숙제를 했습니다. 저학년은 부모가 보이는 곳에서 더 오래 앉아 있습니다.

  • 의자에 앉았을 때 발바닥 전체가 바닥에 닿는지 확인하세요. 안 닿으면 발판을 두면 됩니다.
  • 책상 높이는 팔꿈치를 올렸을 때 어깨가 들리지 않는 정도가 적당합니다.
  • 높이 조절이 되는 제품이면 몇 년 더 씁니다. 조절 범위를 확인하세요.
  • 조명은 쓰는 손 반대쪽에서 오게 둡니다. 오른손잡이는 왼쪽 위입니다.
  • 처음 몇 달은 거실에서 하게 두고, 아이가 자기 방을 찾을 때 옮겨도 늦지 않습니다.

물건보다 먼저 챙길 것

준비물을 다 사고 나면 준비가 끝난 것 같지만, 첫째를 보내고 나서 알았습니다. 입학 초기를 좌우한 건 학용품이 아니라 생활 능력이었습니다.

  • 자기 이름 쓰기. 사물함, 공책, 활동지마다 이름이 필요합니다.
  • 화장실 혼자 다녀오기. 쉬는 시간에 스스로 가고 옷을 정리하는 일입니다.
  • "모르겠어요"라고 말하기. 첫째는 활동지를 어떻게 하는지 몰라 한 시간을 빈칸으로 앉아 있었던 적이 있습니다.
  • 가방에 넣고 빼기. 완벽할 필요는 없고 해본 경험이 있으면 됩니다.
  • 정해진 시간 안에 먹기. 급식 시간은 정해져 있습니다. 집에서 식사 시간을 20~30분으로 잡아두면 도움이 됩니다.

안 사도 괜찮았던 것들

첫째 때 샀다가 거의 안 쓴 것들입니다. 집집마다 다르겠지만 참고가 되실 것 같아 적어둡니다.

  • 과한 문구 세트. 캐릭터 세트로 샀는데 학교에서 쓰는 건 연필과 지우개뿐이었습니다.
  • 여러 색 형광펜. 1학년 교실에서 쓸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 큰 책가방. 결국 2학기에 작은 걸로 다시 샀습니다.
  • 성인용 크기 책상. 발이 닿지 않아 발판을 따로 사야 했습니다.
  • 학습 보조 교구. 입학 전에 미리 산 것들은 대부분 손도 대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더 샀어야 했던 건 연필이었습니다. 잃어버리고 부러지고 해서 생각보다 빨리 사라집니다. 여유 있게 준비해 두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준비물은 언제 사는 게 좋을까요?
입학 설명회나 예비소집 안내를 받은 뒤가 안전합니다. 학교마다 쓰는 품목이 조금씩 다릅니다. 책가방처럼 미리 골라야 하는 큰 품목만 먼저 보셔도 됩니다.

Q. 책가방은 얼마나 큰 걸 사야 하나요?
A4 파일과 실내화 주머니가 들어가는 정도면 1학년에게 충분합니다. 가방이 허리선 아래로 많이 내려오면 큽니다.

Q. 책상은 꼭 입학 전에 사야 하나요?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 저학년은 거실에서 하는 경우가 많아, 아이가 자기 자리를 원할 때 사도 늦지 않습니다.

Q. 이름표는 어디까지 붙이나요?
연필 한 자루까지 붙이는 게 좋습니다. 1학년 교실에서는 비슷한 물건이 섞이는 일이 자주 생깁니다.

Q. 중고로 사도 될까요?
책상이나 의자처럼 큰 가구는 상태를 보고 사면 괜찮습니다. 다만 아이 몸에 맞는지가 먼저이니 높이 조절 범위를 꼭 확인하세요.

마치며: 문구점에서 두 시간을 보내기 전에

첫째 입학 전 제가 가장 많이 산 건 "있으면 좋을 것 같은 것"이었습니다. 정작 필요했던 건 가벼운 가방, 혼자 열리는 물통, 넉넉한 연필, 그리고 발이 바닥에 닿는 의자였습니다.

딸아이 입학 때는 목록을 반으로 줄일 생각입니다. 대신 매장에서 아이에게 직접 메어보게 하고, 열어보게 하고, 앉아보게 하려고요. 준비물은 예쁜 것보다 아이 혼자 쓸 수 있는 것이 기준이어야 한다는 걸 첫째가 가르쳐줬습니다.

이 글은 두 아이를 키운 부모의 경험과 일반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학교별 준비물은 입학 설명회와 학교 안내문을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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